'인지' 란 무엇일까?(인지 심리학: 지각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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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란 무엇일까?(인지 심리학: 지각 6)

지각과 행동의 생리학

  심리학자들은 오랫동안 사물의 지각과, 해당 사물과 상호작용하는 행위 간의 긴밀한 연관성을 인식해왔습니다. 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1980년대에 들어서 시작된 생리학적 연구들로 인해 밝혀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연구들에 의해 뇌에 두 가지 종류의 정보처리 경로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한 경로는 사물을 지각하는 것과 관련이 있으며, 나머지 하나는 사물의 위치를 파악하고 이 사물에 대한 행동을 취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생리학의 연구는 주로 두 가지 방법론을 사용했는데, 그 한 가지 방법은 동물의 뇌 일부분을 제거하여 유발되는 효과를 연구하는 뇌 절제술 입니다.

 

http://www.astronomer.rocks/news/articleView.html?idxno=82004

두 번째 방법은 뇌 병변을 가진 사람들의ㅏ 행동을 연구하는 신경생리학적 접근입니다. 신경생리학에 대해서는 예전글을 확인해 주시고요. 두 가지 방법은 뇌 병변을 가진 동물과 인간의 능력을 연구하는 것이 어떻게 정상적인 뇌 기능의 중요한 원리들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는지 보여줍니다.

 

무엇 경로와 어디 경로 Leslie Ungerleider와 Mortimer Mishkin은 원숭이의 뇌 일부분을 제거한 후 그 처치가 원숭이가 특정 사물을 인식하고 사물의 위치를 판별하는 능력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밝히는 고전적인 실험을 수행하였습니다. 이 실험에서는 뇌 절제술(brain ablation)이 사용되었습니다.

 

Ungerleider와 Mishkin은 원숭이에게

1. 물체 변별 문제
2. 위치 변별 문제

를 제시했습니다. 물체 변별 문제(object discrimination problem)에서 원숭이에게 사각기둥 같은 물체를 제시한 뒤 목표물(사각기둥)과 삼각기둥 같은 다른 물체 중 하나를 선택하는 야방 선택 과제를 수행하였습니다. 원수이가 목표물을 옆으로 밀어 선택하면 아래에 숨겨진 음식이 보상으로 주어졌습니다. 위치변별 문제(landmark discrimination)를 묘사합니다. 여기서 원기둥은 지형지물의 역할을 하며 음식물이 담긴 저장소의 위치를 표시 하였습니다. 원숭이는 이 원기둥 근처에 위치한 음식물 저장소의 뚜껑을 빼내는 경우에 음식물을 보상으로 받았습니다.

 

실험에서 몇몇 원숭이들의 측두엽이 절제 되었습니다. 이 원숭이들에 대한 행동 실험 결과, 측두엽이 절제된 경우 물체변별 문제를 더 어려워 한다는 것이 관찰되었습니다. 이 결과는 측두엽에 다다르는 신경경로가 사물의 정체성을 판단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Ungerleider와 Mishkin은 선조 피질(striate cortex)에서 측두엽에 이르는 경로를 '무엇' 경로(what pathway)라고 명명하였습니다.

 

그밖에 다른 원숭이들은 두정엽이 절제 되었으며 그 결과로 위치변별 문제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는 두정엽으로 연결되는 경로가 사물의 위치를 판단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Ungerleider와 Mishkin은 선조피질로부터 두정엽에 이르는 경로를 '어디' 경로(where pathway)라고 명명하였습니다.

 

무엇 경로와 어디 경로의 개념을 커피 잔을 드는 사례에 적용하자면 무엇 경로는 잔에 대한 초기 지각에 그리고 어디 경로는 그 잔의 위치를 판단하는 과정에 각각 작용할 것입니다. 작에 대한 지각과 잔의 위치 정보는 우리가 잔을 향해 손을 뻗는 행동을 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정보입니다.  다음 부분에서 우리는 지각과 행동을 연구하는 데 활용되는 다른 생리학적 접근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러기 위해 뇌 병변을 가진 사람의 행동을 연구하는 것이 어떻게 사물을 향한 행동을 취할 때 뇌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합니다.

 

지각 경로와 행동 경로 David Milner와 Melvin Goodale은 신경 생리학적 접근, 즉 뇌 병변 환자들의 행동을 연구하여 측두엽과 두정엽이 각각 포함된 두 가지 경로가 존재함을 밝히고자 하였습니다. 이들은 집에서 사고로 누출된 일산화탄소에 중독되어 측두엽에 손상을 입은 34세 여성 환자 D. F.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뇌 병변으로 인한 효과는 D. F.가 손에 쥔 카드를 다양한 각도의 구멍에 맞추는 과제를 수행할 때 관찰되었습니다.

 

과제는 2가지로 하나는 구멍과 카드의 각도맞추기 그리고 구멍에다 카드를 밀어넣기 였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구멍과 카드의 각도 맞추기' 과제를 수행할 수 없었습니다. 카드를 구멍의 각도를 따라 맞추는 것을 어려워했기 때문에 그 구멍에 카드를 끼워 넣는 것도 어려워 할 것이라고 예상 할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구멍에 카드를 끼우기 위해서는 카드의 각도를 구멍의 각도에 맞게 조절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그 다음 과제인 '구멍에다 카드 밀어넣기' 과제는 제대로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카드를 구멍의 각도에 맞게 돌리지는 못했지만 일단 카드를 구멍에 가까이 가져가는 행동이 시작된 이후에는 구멍의 각도에 따라 카드를 회전 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D. F.의 수행이 각도의 판단을 담당하는 체계와 지각과 행동을 조율하는 체계가 가각 독립적으로 작용한다는 증거라고 보았습니다.

이 결과를 근거로 시각피질과 측두엽을 연결하는 경로를 지각 경로(perception pathway)로, 시각피질과 두정엽을 연결하는 부위를 행동 경로(action pathway)라고 명명하였습니다. 지각 경로는 원숭이 실험사례에서 다루었던 무엇 경로와 상응하며 행동 경로는 어디 경로와 상응하는 경로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경로들을 무엇 경로와 어디 경로라고 부르는 연구자들도 있고 지각 경로와 행동 경로라고 부르는 연구자들도 있습니다. 이름을 떠나 이 연구의 결과는 지각과 행동이 뇌 안에 존재하는 두 개의 구분된 경로를 통해 처리된다는 것을 의미 합니다.